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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를 키우고 싶으시다구요?

Diary

by Kim:ga-on 2021. 1. 14. 2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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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집 고양이 아님. 우리집은 장묘 믹스다. 

나는 고양이를 키우고 있고, 이제 우리 고양이들은 노묘의 길에 접어 들었다. 내가 대학교를 막 그만두고 들인 아이들. 보면 참 귀엽고 어리광도 잘 부리고 애교도 많고, 놀땐 활발하게 뛰어다니고, 나를 보면서 사랑스럽게 울어주지만.... 지금 그때로 돌아간다면 아마 입양을 안할 것 같다. 고양이가 싫다거나 고양이가 귀찮다거나 그런 문제가 아니라, 내가 능력과 여유가 안될 걸 알기 때문에.


반려묘를 들일 때 고민해야 하는 것. 나는 그걸 생각도 하지 않고 갖추지도 않고 그냥 키우고 싶어서 데리고 왔었다. 그때 당시엔 내가 지금쯤이면 손에 1억은 쥐고 있었을 거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크게 고려하지도 않았다. 고양이가 아파봤자 얼마나 아프겠어? 관리하면 계속 건강할건데! 그런 자만심도 가지고 있었다.

 

그런데 고양이는, 그러니까 모든 반려동물들은 언제 아플지 모른다!

 

이번에 우리집 고양이에게 이상이 생겨서 병원에 가봤었다. 이상이라는 건 고양이 갈비뼈 사이에 딱딱하고 긴 기둥같은 만져지는데 아무래도 뭘 잘못 주워먹은게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들었다. 첫째냥이도 똑같은 부분은 만졌는데 딱딱하게 만져지진 않았다. 그래서 딱딱하고 긴 뭔갈 집어먹었겠구나 결론이 나더라. 침착은 하는데 손이 덜덜 떨리더라..

 

병원 예약을 잡는 것도 곤혹스러웠다. 네이버 카페의 고다에 가입해서 근처 병원들을 검색해보고 어떤 곳은 돈을 너무 많이 받네, 어떤 곳은 저렴하네, 어떤 곳은 잘 봐주는데 그만큼 사람이 많아서 대기가 길어지녜, 예약도 하기 힘드녜.. 등등 어디서 어떤 정보를 믿어야할지도 막막했다. 고양이 병원비는 어느 곳을 가든! 천차만별로! 비용이 너무 다르니까! 어딜 어떻게 선정해야할지 모르겠더라고!! ㅠㅠ 

 

그래서 가장 괜찮다고 하는 곳을 통해서 갔는데 왠걸... 카페에서 봤던 좀.. 사람들이 꺼리던 병원으로 연결해주셔서 아 이거 망한 것 아닌가 싶은 생각도 들었다. ㅠㅠ 거기다 고양이를 만져서 검진하는게 아니라.. 애를 아예 사지로 잡아서 진료 받는 데 가슴이 철렁했었다... 엑스레이 찍어야하니 어쩔 순 없지 하지만? 싶다가도 마음이 좋진 않았었다..

 

그래도 아무 이상 없었고, 방바닥에 굴러다니는 털뭉치 먹은 것 말고는 위가 너무 깨끗해서 큰 문제는 아닐거라고 결론이 났다. 아무래도 변비쪽인 거 같으니 변보는걸 잘 보고 이상있으면 오라는 말로 마무리가 잘 됐다. 

 

병원비 내역서. 꼬리 미선염도 봐달라고 해서 비용이 더 추가됐다. 췌장염은 자주 토하니까 혹시 이상이 있을까봐 한 것.

큰돈 들여서 로로의 위내시경 포함 종합검사를 했다! 라고 마음의 위안을 삼는 중. 앞으로 더 많이 들어갈 테니 지금이라도 고양이 적금을 들어야만 한다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다. 

 

만약에 위에 이물이 있고 내시경으로 뺄 수 없었을때는 개복수술을 해야하는데 드는 비용은 대략 200만원 선. 위 내시경만 하는 경우는 50만원 선. 위내시경 + 위내시경 시술 했을대는 90만원~100만원 선 정도라고 한다(대략적인 수치니까 참고만 해주세요. 저기에서 플러스 마이너스 되는 부분들도 있습니다!) 

 


위는 병원문제지만 지금부터 따로 적을 거는 아깽이 시절의 모습과 ....그 특유의 깨발랄함을 적을려고 한다. 생각보다 어린 고양이(3개월령 이후)를 보는 건 정말 정말 정말 정말 정말 정말 곤혹스럽고 고통스럽다. 왜요? 마냥 귀엽고 사랑스러울거같은데! 라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아깽이들은 지옥에서 온 악마랑 비슷했다. 나한텐 적어도 그랬다.

 

우리 첫째 고양이가 정말 똑똑한 편이다. 불만 표시할 줄 알고, 사료가 떨어졌거나 물이 떨어졌거나, 물이 부족하면 울어서 알려주고 못알아차리면 정말 말대답을 꼬박꼬박 해준다. 떨어뜨리면 안될 물건 떨어뜨려도 될 물건을 정말 잘 구분할 줄 알고 미닫이 문부터 시작해서 문을 자석으로 고정시키는 공간박스를 열기도 한다. 문고리가 돌리는 게 아니라 아래로 내리는 긴 막대형이었으면 분명 이녀석은 문도 열었을 거다. 많이 똑똑하다.

 

이녀석은 하루 아침에 이걸 다 알아냈을까? 나이가 들면서 아, 주인놈이 이건 되고 저건 안된대 하는걸 정말 기똥차게 알아들어서 어느순간 안한걸까? 고양이가 그럴리가 있겠나. 정말로 저것들을 혼자서 다 사고쳤다.

 

데리고 올때, 첫째애가 티비 부터 시작해서 난간에 있는 것들을 모조리 책상 아래로 쏟아내 버렸고(!!) 화장실 문을 열어서 변기물로 샤워까지 했었고 (!!) 베란다를 안잠궜더니 베란다 문을 열기 시작하면서 아침 내내 찬바람을 쐬면서 일어났었고, 또 전선을 씹어대서 숨기고 했는데도 결국 찾아내 물더니 전선을 모조리 끊어놔버렸다.. 다행인건 이때 큰 사고가 안났던 게 정말 천만다행이다.. 

 

놀고 놀고 놀아주고 놀아도 애기 시절은 어찌 그리 에너자이저들인지 정말 놀아주는데 야근하고 와서 3시간 놀아주다 잠들면 2시간만 자고 출근하게 된다던가 하는 건 약과의 일이 었다. 그냥, 아깽이 시절은 정말정말 귀여움과 대비되게 정말정말 힘들다. 정말.... 정말 가끔 이 둘을 키울때 얘네 어릴때 생각하면 정말..너무...너무 ... 힘들었다.....

 


그렇다고 고양이를 아주 학을 떼는 건 아니다. 우리집 애들은 지갑으로 낳은 아이들이고 사랑을 주는 것 보다 받는게 크고 가장 큰 나의 아군이고, 사랑스러움을 빚어서 만든다면 딱 우리아이들 처럼 생기지 않았을까 싶다. 이 조그만 것들이 숨쉬고 사랑해줄때마다 얼마나 많은 위안을 받는 지.. 키워보지 않았으면 모를 감정들도 많다. 우리 애들을 들이고 우울증이 조금 좋아지기도 했었고..

 

 하지만 내가 말하고 싶은 것은 마냥 들이지 말라고 말씀드리고 싶다. 자신이 한 생명을 책임질 수 있는지, 한때의 귀여움만으로만 입양하려고 하진 않는지, 내가 파양을 할 수도 있을 것인지 잘 생각해보고 결정했으면 하는 마음이 크다. 이 아이들은 언제까지고 건강하지 않으며 아프다고 이야기하지 않고, 사람의 말을 알아들을 수 없기 때문에 엄청난 사고를 칠 수 있으며, 이건 꽤 오랫동안 지속이 될 수 있고, 그걸로 스트레스를 도리어 야기할 수 있다. 잘 생각해보고 결정해주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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